안녕하세요. 사업하는 철학자입니다.
어제저녁 좋은 소식을 들었는데요!
한국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사상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상황입니다.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입니다.
한강은 누구?
한강은 작가 한승원(1939~)의 딸로 알려진 소설가입니다.
한승원 작가는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목선(木船)」이 당선되었고,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둘째 딸인 한강은 물론, 장남 한규호와 차남 한강인도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 또한 신춘문예(1994년, 「붉은 닻」)로 등단했으며, 아버지에 이어 다양한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중 같은 상으로는 한국소설문학상과 이상문학상입니다.
특히, 한강 작가는 젊은 소설가로서 서른다섯(2005년도)에, 중편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 제29회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상문학상 역사상 1970년대생 작가로는 첫 번째 수상자였습니다.
*이상문학상(李箱文學賞):
이상문학상은 출판사 문학사상사에서 1977년, 요절한 소설가 이상을 기리기 위해 제정하였습니다.
중편 및 단편 소설에 관해서는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여겨지며, 해마다 1월에 수상작품집을 발매합니다.
1년에 한 번 시상합니다.
심사대상은 전년도의 1월부터 12월까지 문예지를 비롯한 각 잡지에 발표된 중편 및 단편의 순수문학 소설입니다.
한강 국제 수상 이력
1. 맨부커상
2016년 5월 한국 문학계에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과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1969년에 영국의 종합물류 유통회사인 부커 사가 제정한 문학상입니다.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부커 사의 주관으로 운영되다가,
2002년부터는 세계 최대 상장 대체투자 운용사 중 하나인 맨 그룹(Man Group)이 스폰서로 나서면서,
그 명칭이 맨 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으로 바뀌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등의 영연방 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소설과 영연방 이외의 국가에서 발표된 소설로 나누어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합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은 세계 우수 소설 번역 작품을 선정하여,
작가와 번역가 모두에게 트로피와 함께 상금 2만 5000 파운드(약 4500만 원)를 지급합니다.
2. 메디치 외국문학상
1958년 메디치상은 제정됐습니다.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저명한 문학상입니다.
외국문학상은 1970년부터 수상작을 발표해 왔습니다. 상금은 1천 유로(한화 약 140만원)입니다.
3.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Nobel Prize in Literature)은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중 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릅니다.
때때로 작가 개인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특정 작품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서는 한 작가가 쓴 작품 전체를 가리킵니다.
스웨덴 한림원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며 10월 초에 발표합니다.
- 노벨 문학상은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수여합니다.
- 문학상이지만, 역사가나 철학자에게도 수여됩니다.
'문학', Literature가 문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쓰는 행위' 일반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20세기 중반부터는 대개 문학가에 국한하여 수여하고 있습니다. - 196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장 폴 사르트르는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 2018년에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발생한 미투 운동의 여파로 인해 수상자 선정이 보류됐습니다.
이에 스웨덴 한림원은 2019년에 2018년,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로, 스웨덴 아카데미(Swedish Academy) 또는 스웨덴 한림원이라 불립니다.
1786년, 프랑스 문화 애호가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프랑스 문화 애호가였기 때문에, 프랑스 학사원을 본떠 설립됐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선정위원회를 겸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이라는 표현이 흥미로워 찾아봤습니다.
한림원은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국가 학술 기관의 명칭으로 중국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당나라 현종 때 설치한 왕립학술기관을 한림원(翰林院)이라 불렀습니다.
붓(翰)을 든 학자들이 숲에 모여 담론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한림원이란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절대왕정 시절, 서양에서 왕립 학술기관을 설립하고 최고의 학자를 선발, 지원했습니다.
영어로 '로열 아카데미(Royal Academy·왕립학술원)'로 불립니다.
영국과 프랑스 왕립 학술원이 유명한데요. 스웨덴에서도 1700년대에 이들 왕립 학술원을 본떠 로열 아카데미를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편하게 스웨덴 한림원이라고 불리게 됐고, 관습화 된 듯합니다.
하지만 '스웨덴 아카데미'가 그 쓰임에는 더 적절해 보이네요.
참고: 노벨상이란?
(유산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다섯 등분하여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을 한 사람,
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발견이나 개발을 한 사람,
생리학 또는 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한 사람,
문학 분야에서 이상주의적인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사람,
국가 간의 우호와 군대의 폐지 또는 삭감과 평화 회의의 개최 혹은 추진을 위해 가장 헌신한 사람에게 준다.
-알프레드 노벨 유언 중-
노벨상은 매년 인류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데요.
흔히 알려졌듯이,
다이너마이트가 군사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던 노벨이 유산의 94%(약 440만 달러)를 기부해, 노벨상을 설립했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서 물리학, 화학, 경제학을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문학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에서 생리학과 의학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평화를
분야별 수상자를 각각 다른 기관에서 결정합니다.
이러한 관행은 1901년 첫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했던 시절부터 100년 이상 변치 않고 있는 전통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은 노벨재단에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총괄합니다.
1단계로 분야별로 설치된 위원회에서 전 세계 대학, 연구소, 해당 분야 권위자 등을 상대로 후보자 추천을 받습니다.
노벨 문학상의 경우, 위원회는 미리 구성된 전문가팀에게 1차 심사를 의뢰해 20명의 후보를 추리고,
본격 심사에 들어가 5명으로 압축한 뒤 수상자 선정기관(스웨덴 학술원)에 명단을 넘깁니다.
이후 학술원 심사위원들이 심도 있는 토론과정을 거친 뒤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합니다.
수상작
1. 「몽고반점」 2005년 출간. 이상문학상
처제의 엉덩이에 남아 있는 몽고반점에 매혹돼
예술적 영감을 받는 동시에 주체할 수 없는 성욕에 빠져든 비디오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입니다.
당시 한강 작가는 “처제의 남편을 주인공 삼은 「채식주의자」에 이어지는, 인간 탐구 연작의 두 번째 편”이라며 “앞으로 쓸 두 편은 여성들의 시각을 통해 식물성과, 나아가 인간의 영성(靈性)까지도 그려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몽고반점」을 “형부와 처제의 정사라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도발적 소재를 통해, 인간근원에의 회귀를 추구”하여
“육감적이고 관능적인 몸의 움직임을 통해, 에로스적 욕망의 종국과 그 비극적 파국을 그려낸 문제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한강의 「몽고반점」은 기이한 소재와 특이한 인물 설정, 그리고 난(亂)한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차원 높은 상징성과 뛰어난 작법으로 또 다른 소설 읽기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 「채식주의자」 2007년 출간. 연작장편소설 맨부커상
세 편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채식주의자>: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여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고기를 거부한 여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나무 불꽃>: 이카루스처럼 초월하려다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한 여자의 이야기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입니다.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합니다.
가부장의 폭력과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릅니다.
국내 평단의 대체적인 평가는 단아하고 시심 어린 문체와 밀도있는 구성력이라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면서도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인 상상력에 결합시켜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완성했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이었던 보이드 톤킨(Boyd Tonkin)은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고……한강의 작품은 독자의 꿈속에서도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했습니다.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아르세비스포 후안 데 산 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3. 「작별하지 않는다」 2021년 출간.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집에 가서
어머니 정심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입니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으나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됐습니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선정하며
“우정에 대한 찬가이자 상상력에 대한 찬가이며, 무엇보다도 망각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다. 이 아름다운 페이지는 소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수십 년 동안 묻혀 있던 충격적인 기억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프랑스 파리에 있는 기메박물관(국립동양미술관)에서 프랑스 내 아시아문학을 활성화하고자 2017년 제정한 상입니다.
직전 1년 내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된 아시아 현대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강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쓴다는 건 인간 본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었는데요.
시로 등단한 작가가 소설로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를 알리고, 더 나아가 감동을 주며,
이를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이라고 여기는 그 생각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읽어봐야겠네요.
여러분은 한강 작가의 글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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