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업하는 철학자입니다.
어제는 10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이었는데요.
11월 1일인 오늘은 위령성월(慰靈聖月)이 시작되는 첫째 날입니다.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특별한 신심 기간인 위령성월과 핼러윈의 관계를 소개할게요.
우선, 할로윈이란?
서기 800년 이후, 그리스도교의 전파와 함께 핼러윈 축제는 모든 성인 대축일 전야제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1-1, 켈트족 달력-귀신 변장
핼러윈을 켈트족으로부터 또는 고대 로마인으로부터 유래됐다고 하는 주장에 따르면,
핼러윈(Halloween)은 고대 영국과 아일랜드 지방에 살던 켈트족의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비롯됐습니다.
1년을 10개월로 계산하던 켈트족에게 매년 11월 1일은 새해 첫날이었고, 한 해의 끝을 10월 31일로 여겼습니다.
마지막 날, 유령이나 마귀가 저승에서 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들로부터 해를 입지 않기 위해 귀신으로 변장하고 음식을 나누며 악령을 달래기 위한 축제를 지냈습니다.
10월 31일은 여름과 추수의 끝을 의미하고 동시에 인간의 죽음과 상징하는 어둡고 추운 겨울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계속해서, 핼러윈(Halloween) 어원을 살펴보겠습니다.
1-2, 만성절(11.1) 전야제-할로윈 어원
'hallow'란 옛날 영어로 성인(聖人, saint)을 뜻합니다.
11월 1일, 성인을 기리는 축일인 만성절(Sollemnitas Omnium Sanctorum, 萬聖節, 모든 성인 대축일, All Hallows' Day, All Saints' Day)
하루 전날인 10월 3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전야제'를 뜻하는 'All Hallows’ Even(ing)'이 줄어서 'Halloween'이 되었습니다.
전날 저녁을 의미하는 이브(eve)를 e'en이나 een으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All Hallows' Even → Hallow's even → Halloweven→Hallowe'en→Halloween' 순인거죠.
추가) 망자의 날
영화 코코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망자의 날, 죽은 자들의 날(Día de Los Muertos)은 멕시코 고유의 명절인데요.
멕시코 원주민들(아즈텍인들)이 죽음의 여신 믹테카키후아틀에게 제의를 올리던 전통에서 비롯됐고,
모든 성인 대축일과 합쳐져 현재의 망자의 날로 정해졌습니다.
모든 가족이 모여 조상들을 기리는 날로서,
죽은 자의 날을 맞이해 각 가정에서는 제단을 꾸미고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멕시코에서 이 날은 부활절, 성탄절과 함께 멕시코 최대 명절로 꼽힙니다.
국경일로 지정되어 매년 10월 31에서 11월 2일까지 각종 축제와 행사가 치러집니다.
이 날은, 2008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 무형 문화유산에도 등재됐습니다.
그렇다면, 위령성월이란?
위령 성월은 세상을 떠난 가족, 특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며 죽음을 묵상하는 달입니다.
세속에서는 12월이 한 해의 마지막 달이지만,
가톨릭교회 전례력 상으로는 11월이 연중 마지막 달입니다. 이 점 또한 위령성월이 11월에 지켜지게 된 하나의 배경입니다.
*연옥:
천국에 들기 전 자신의 죄를 깨끗이 씻는 상태를 뜻합니다.
13세기 리옹 공의회와 15세기 피렌체 공의회를 거쳐, 1545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교회 가르침으로 선포됐습니다.
2-1, "모든 성일 대축일" 날짜의 유래
먼저,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365일 동안, 수많은 성인을 모두 기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은 성인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모범을 따라 하늘나라에서의 지복을 간구하며 미사와 기도를 봉헌합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609년,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재위 608~615)이
로마 판테온 신전을 '성모 마리아와 모든 순교자에게 바친 교회'로 축성하며 5월 13일로 제정됐습니다.
그후, 731년 11월 1일, 성 그레고리오 3세 교황(재위 731~741)이
성 베드로 대성당 내 부속 성당을 사도, 순교자뿐 아니라 모든 성인을 위해 바치면서 날짜가 바뀌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레고리오 4세 교황(재위 827~844)은 11월 1일 기념행사를 교회 전체로 확대했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 많은 가톨릭 국가에서는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축하하고 있는데요.
그 다음 날인, 위령의 날(11월 2일) 또한 기념해 가족 묘소를 방문해 꽃으로 장식하고 촛불을 켜서 추모합니다.
2-2, 위령성월의 유래-관습으로부터
998년 또는 1030년경,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장 제5대 원장 성 오딜로(Odilo, 961/962~1049)는
클뤼니 수도회 관할 하의 모든 수도원이 매년 11월 2일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로 지켜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습니다.
그 시작은,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특별 기도를 바치고 시간 전례를 노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부터
위령성월이 시작됐다고 여기는 견해가 정설입니다.
이후, 실베스테르 2세 교황(재위 999~1003)은 위령의 날을 승인하고, 여러 지역에서 기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14세기에 들어 교황청은 이를 보편 교회에 널리 확대했고, 11월 한 달 동안 위령기도를 바치는 관례가 정착됐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가톨릭교회도 죽은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관습의 역사가 꽤 깁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망자를 기리기 위해 헌주와 음복을 하는 것이 대중적으로 널리 행해졌습니다.
2월 13일부터 22일 사이에 가족 중에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리는 위령제(Parentalia)를 지냈고,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죽은 이를 추모하는 행사인 페랄리아(Feralia)를 행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무렵인 4세기까지는 당시 1년 가운데 마지막 달로 여겨지던 2월에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좀 더 살펴보면,
첫째, 위령의 날에는 영성체를 포함해, 미사를 세 번 봉헌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1915년 8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전쟁이 끊이지 않았을 때,
베네딕토 15세 교황(재위 1914~1922)이 교황령 「제대의 피 없는 제사」(Incruentum Altaris)를 통해
위령의 날에 세 대의 미사를 봉헌하기를 간곡히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 세 대의 미사 중 한 대는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의 지향으로
- 다른 한 대는 죽은 이들을 위해
- 마지막 한 대는 교황의 지향에 따라 봉헌
둘째,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황 비오 9세(재위 1846~1878), 레오 13세(재위 1878~1903), 비오 11세(재위 1922~1939)가
위령성월에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하면서
위령성월은 가톨릭전례력에서 더욱 굳은 지위를 얻게 됐습니다.
*전대사(全大赦, indulgentia plenaria):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를 용서받았어도, 여전히 남아있는 죄에 대한 벌, 곧 잠벌(暫罰)을 전부 사해주는 것을 전대사라고 합니다.
교황청 내사원에서 펴낸 대사 편람(Enchiridion Indulgentiarum)에 따르면,
(1) 11월 2일 위령의 날에 (또는 모든 성인 대축일에, 또는 교구장이 동의하면, 그 앞이나 뒤에 오는 주일에) 성당이나 경당에서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면 전대사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2)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신자들은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받은 전대사는 본인에게 적용할 수 없고 연옥 영혼을 위해 양도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령성월과 할로윈 관계는?
행사 의미에서는 켈트족이 악령들에게 해를 입지 않기 위해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꾸미는 풍습을 따르지만,
그 어원에서부터, 할로윈은 이미 만성절 전야제입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을 기리는 날인거죠.
여러 문명이 복잡하게 섞여져, 현재 할로윈의 형태를 갖추었네요.
역사와 관습에 대한 이해는 현재 우리를 이해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Preghiamo il Signore Risorto per quanti – soprattutto giovani –sono morti questa notte a Seul, per le tragiche conseguenze di un’improvvisa calca della folla.
지난밤 서울에서 순식간에 군중이 몰려들어 발생한 비극적 결과로 인해 사망한 이들,
특히 젊은이들을 위하여, 부활하신 주님께 기도합시다.
관습, 종교는 정말 우리 삶과 밀접하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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