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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서적

고전시가: 공무도하가와 공후인(箜篌引)

by 사업하는 철학자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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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업하는 철학자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고전시가 공무도하가와 그 한역인 공후인에 대해 공부해봅니다.

 

1.  公無渡河歌 공무도하가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이 끝내 강을 건넜구나

강에 빠져 숨졌으니

가신 님을 어찌할까

 

제2구의 '竟'(경)이 '終'(종)으로,

제3구의 '墮河'(타하)가 '公墮'(공타)나 '公淹'(공엄)으로,

제4구의 '當'(당)이 '將'(장)으로 기록된 이본도 있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참 익숙한 구절이지요.

시의 내용이 매우 단순해서 민요를 시로 옮겼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고조선 시대에 창작되었다고 하며, 기록상 현존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입니다.

 

영화-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

 

1.1  전승과 공후인

이름 모를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아내가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원가(原歌)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공후인(箜篌引)이라고도 합니다. 공후인은 공후()라는 악기를 연주하며 부른 곡조라는 의미입니다. 

끌 인()이 노래 곡조(曲調), 악곡(樂曲)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머리 하얀(미친 남자() 강을 건너다가 빠져 죽자 그의 아내가 이를 한탄하면서 불렀다고 합니다.

이를 곽리자고() 듣고 아내 여옥()에게 들려주자

여옥이 공후() 연주하면서 곡조를 만들어 불렀다는 기록이 

중국 ()나라 최표() 『고금주(古今注)』에 설화와 함께 채록되어 있습니다.

 

"《箜篌引》,朝鮮津卒霍里子高妻麗玉所作也。"

공후인은 조선의 진졸(津卒) 곽리자고(藿里子高)의 아내 여옥(麗玉)이 지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작자를 여옥으로 보는 설도 있습니다.

 

한역(漢譯)으로서 공후인(箜篌引)의 노래와 설화를

최초로 수록한 책은 후한(後漢)말 채옹(蔡邕, 133~192))이 엮은 『금조(琴操)』이지만

최표(崔豹)의 『고금주』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2  고조선 시가 여부 논란

 

일각에서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채록자, 채록양식, 창작지역 등이 중국이기 때문에 시가가 중국적이라는 지적이 제기 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박의 근거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채옹이 '조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둘째, 최초로 시를 제시한 『금조』 편찬 시기가 위만 조선 멸망 후, 유민 통치를 위해 한사군이 설립된 시기와 200여 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셋째, 한국사에도 특이한 복성(複姓)이 존재했다. 

특히 곽리자고의 '곽리(藿里)'는 명나라 때 만성통보(萬姓統譜)에서 고구려계 성씨로 소개됩니다. 

넷째,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만나 '~을 어찌하리(奈何)'로 체념하는 류의 마무리는 한국 고전문학에서 유서 깊은 운문 형식이다.

 

중국에서 이 시가가 기록된 것을 우리 노래가 그만큼 널리 전파되어 있었던 증거라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입니다.

 

2.  공후인

당대 유명 시인 이백(李白, 701-762)공무도하(公無渡河)공후요(箜篌谣)를 썼습니다.

인(引)과 요(谣) 모두 노래라는 의미이니 공후인(箜篌引)입니다.

제목의 유래는 같지만, 내용은 다릅니다.  

공후요는 이백의 시집 <이태백집> 중 악부(乐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악부시(乐府诗)는 한대(汉代) 봉건 왕조에서 설립한 음악을 관장하는 기관인 악부(乐府)에서 수집한 시가입니다.

악부시는 가시(歌诗)라고 불렸는데,

위진(魏晋)시기에 이르러 악부(乐府)라고 불렀고,

후세 문인들이 이런 형식에 따라 지은 시 역시 악부시라고 불립니다. 

이백의 악부시 역시 이런 한위(汉魏) 악부를 계승해 지은 시를 의미합니다. 

 

2.1  公无渡河 공무도하 

黄河西来决昆仑,咆哮万里触龙门。

波滔天,尧咨嗟。

大禹理百川,儿啼不窥家。

杀湍湮洪水,九州始蚕麻。

其害乃去,茫然风沙。

被发之叟狂而痴,清晨临流欲奚为。

旁人不惜妻止之,公无渡河苦渡之。

虎可搏,河难凭,公果溺死流海湄。

有长鲸白齿若雪山,公乎公乎挂罥于其间。

箜篌所悲竟不还。

 

황하는 서쪽에서 와서 곤륜산()을 끊고, 만리를 포효하며 용문()에 부딪히네.
물결이 하늘에 닿자, 요()임금께서 한숨 지으셨네.
우()임금께서 모든 강물을 다스리실 적에, 아이가 울어도 집을 살피지 않으셨네.
여울을 없애고 넘치는 물 막아, 온 세상에 비로소 누에 치고 삼도 심게 됐네.
재앙이 사라지고, 아득히 모래 날아가는 듯 하였네.
산발한 늙은 미치광이 얼뜨기가 새벽에 물을 건너 무얼 하려는가.
남이야 애석히 여기지 않아도 아내만은 그를 막네. 님아 강 건너지 말랬더니 건너는구나.
범은 때려잡아도, 강은 건너기 어렵네. 님은 결국 물에 빠져 바다로 흘러가는구나.
하연 이빨 설산 같은 큰 고래가 있네. 님아, 님아, 그 사이에 걸려버렸구나. [큰 고래에 잡아 먹혔구나]
그 아내가 공후()를 켜며 슬퍼해도 끝내 오지 않는구나.

 

 

2.2  箜篌谣 공후요 

攀天莫登龙,走山莫骑虎。
贵贱结交心不移,唯有严陵及光武。
周公称大圣,管蔡宁相容。
汉谣一斗粟,不与淮南舂。
兄弟尚路人,吾心安所从。
他人方寸间,山海几千重。
轻言托朋友,对面九疑峰。
开花必早落,桃李不如松。
管鲍久已死,何人继其踪。

 

하늘을 오를 때는 용을 타서는 안 되며, 산을 오를 때는 호랑이를 타서는 안되네.
귀하고 천한 이가 서로 벗이 되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엄자릉(严子陵)과 광무제(光武帝) 뿐이라네.
주공(周公)은 큰 성인이라 불리지만,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을 용납하지 않네.
한요(汉谣)에서 부르길 (한문제(汉文帝)는) 좁쌀 한 말도
회남왕(淮南王)과 더불어 빻지 않네.
형제라도 행인과 같으니 내 마음은 누구를 따라야 하는가.
사람의 작은 마음에 산과 바다가 몇 천 겹이 있네.
친구를 쉽게 믿고 마주하니 구의봉(九疑峰)을 마주했네.
꽃이 피면 반드시 일찍 지고, 복사꽃와 오얏꽃은 소나무만 못하네.
관중(管仲)과 포숙(鮑叔)과 같은 우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데, 누가 그들의 풍조를 계승할 수 있겠는가.

 

저는 시도 좋아하는 편인데요. 아직 특정한 시를 좋아하진 않아요.

여러분은 어떤 시를 좋아하시나요? 함께 나눠보아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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