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업하는 철학자입니다.
오늘은 유학자 중 한 명인 순자를 소개할게요.
과연 순자는 유자인가?
왜 순자는 유학자인가?
순자의 예교 사상, 사람은 특정 '도덕'에 의해 교화돼야 한다는 사상이 유가 사상이므로 순자는 유자입니다.
하지만, 순자는 천인합일과 표면적으로는 그 의미가 다른 천인지분을 주장하고,
성선설이 아닌 성악설을 강조합니다.
과연 순자는 유학자일까요?
이 문제 의식을 갖고, 순자와 그 사상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순자는 누구?
순자(荀子, 기원전 298년 ~ 기원전 238년)
전국시대(戰國時代) 후기의 유가 사상가이자, 철학자.
이름은 순황(荀況)이다.
전한 선제의 이름이 비슷하였고, 이를 피하기를 위해서 손황(孫況)이라고도 불렀다.
경칭으로 순경(荀卿) 또는 손경자(孫卿子)로도 불린다.
15세부터 직하학궁(稷下學宮)에서 공부하였고 훗날 그 좨주(祭酒, 유교 제사에서 술잔을 올리는 직책)를 세 차례 역임하였다.
초(楚)나라 춘신군(春申君)의 부름을 받아 난릉령(蘭陵令)에 임명되기도 하였으나,
춘신군이 살해당하면서 파직된 이후로는 제자 양성과 저술에 전념하며 여생을 마쳤다.
*직하학궁(稷下學宮, Jixia Academy):
고대 중국 전국시대에 제나라의 수도 임치에 소재했던 학문기관이다.
임치성 서문인 “직문” 밖에 위치해서 직하학궁이라고 했다. 여기서 “직”이란 농업의 신 후직(后稷)을 가리킨다.
참고로, 후직(后稷)은 전설상의 주나라 희씨의 조상이며, 신농과 함께 중국의 농업의 신으로서 숭배되고 있다.
순자의 저서 <순자>, 목차
순자의 책 《순자》 전 20권은 오늘날 유가 연구의 귀중한 문헌이다.
내용은 철학 · 심리 · 도덕 · 논리 · 교육 · 정치 · 경제 · 전략 · 사상가 비판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운문(韻文) · 설화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다.
다루는 주제가 다양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문체도 각 부분에 걸쳐 상당한 차이가 있어 동일인의 저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마천은 <사기-맹자순경열전>에서 순자가 수 만 자에 달하는 글을 지어 남겼다 전한다.
전한 시대 유향은 322편에 달하는 순자학파 문서를 32편으로 정리하여 <손경신서(孫卿新書)>라 하였다.
(현재 <손경신서>는 사라져서,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는다)
당나라 양경이 다시 32편을 20권으로 정리해 현행 <순자>가 되었다.
청 말, 왕선겸이 <순자집해>를 지어 순자를 재평가하고 주석을 모았다.
현행 <순자>가 과연 어디까지가 순자 본인의 글인지, 그의 학파의 글인지, 아니면 가탁된 글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순자는 한-당나라 시대 때 정통 유학자로 인정받으며 일정한 영향을 미쳐 왔다.
그러나, 당나라 말 대유학자 한유가 순자 학설에 결함이 있다고 말한 이후,
남송 이래의 성리학(주자학) 계통으로부터 결정적으로 이단시되었으며, 청나라에 이르러 다시 재조명받기도 했다.
이 외에, <예기> 등 고대 유가 문헌에도 순자학파가 기여한 공이 적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각 편에 대한 해석은 을유문화사, 김학주, 2008.03을 참고했습니다.
제1권
제1편 勸學 학문을 권함
제2편 修身 자기 몸을 닦음
제2권
제3편 不苟 구차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함
제4편 榮辱 영예와 치욕
제3권
제5편 非相 관상은 정확하지 않음
제6편 非十二子 12명의 학자를 비판함
제7편 仲尼 공자의 가르침
제4권
제8편 儒效 유학의 효험
제5권
제9편 王制 올바른 정치 제도
제6권
제10편 富國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방법
제7권
제11편 王霸 왕도와 패도
제8권
제12편 君道 임금의 도리
제9권
제13편 臣道 신하의 도리
제14편 致士 훌륭한 선비를 끌어들이는 방법
제10권
제15편 議兵 군사를 논함
제11권
제16편 強國 나라를 강하게 하는 방법
제17편 天論 하늘에 대하여 논함
제12권
제18편 正論 올바른 이론
제13권
제19편 禮論 예의에 대하여 논함
제14권
제20편 樂論 음악에 대하여 논함
제15권
제21편 解蔽 가려진 마음은 열어야 함
제16권
제22편 正名 올바른 명칭
제17권
제23편 性惡 사람의 본성은 악함
제24편 君子 훌륭한 군자
제18권
제25편 成相 상(相) 가락의 노래
제26편 賦 부
제19권
제27편 大略 위대한 학문의 개략
제20권
제28편 宥坐 평상시의 교훈
제29편 子道 자식의 올바른 도리
제30편 法行 법도에 맞는 행동
제31편 哀公 공자와 애공의 문답
제32편 堯問 요임금과 순임금의 대화
순자 사상: 성악설, 예교, 천인지분, 정명론
순자 사상은 공자(孔子) 사상을 근간으로 한다.
맹자 등의 유교사상뿐만 아니라 제자백가로 불리는 전국시대의 다른 학파의 사상까지 비판·섭취하여
유교로서는 상당히 특이한 사상체계를 수립했다.
선진(先秦) 사상의 집대성자라 칭하기도 한다.
순자는 경전주의(經典主義), 예(禮), 정명론(正名論), 인위(僞) 등 현실 규범적, 정치적 요소를 중시했고,
<비십이자(非十二子, 열두 선생을 비판함)>편으로 대표되는 그 전방위적 비판론은 도가, 묵가, 명가 등은 물론,
자사와 맹자의 관념적 유가 계통을 비롯해 자하학파, 자유학파, 자장학파 등에도 미쳤다.
이 과정에서 논변 탐구가 치밀해져 묵가, 명가와 함께 순자학파는 춘추전국 3대 논리학파를 형성했다.
예치, 예교
인(仁)으로 백성을 감화시키고, 예(禮)에 따라 사회적 직분을 구분하여 다스릴 것을 강조하였다.
이는 공자와 맹자가 주장하는 덕치(德治)와 인치(仁治), 인정(仁政)의 왕도정치와 같은 예치사상이다.
예치(禮治), 왕도(王道) 정치란,
왕(군자)이 어진 마음(仁)으로 백성들을 살피고
'예(禮)라는 사회질서'를 통해 귀천을 나누어 능력 있는 자를 등용한다면 천자의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사상이다.
내외부 모두에 비판을 가하며 스스로를 공자의 적통으로 인식했으나,
순자의 예(禮)는 도덕을 강조하는 공자보다, 법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순자의 제자인 한비자와 이사(전국시대) 등이
왕도정치를 현실성 여부를 비판하며,
왕이 어진(仁) 행동을 하지 않아도,
능력있는 신하를 등용해 법을 집행하면 백성들이 따라와 부국강병해진다는 패도(覇道)정치를 주장하며 법가를 만들게 된다.
그럼에도, 순자는 법 체계를 운용하는 '사람'을 강조한다.
군도편(君道篇)
法不能獨立 類不能自行, 得其人則存 失其人則亡
법은 홀로 세워질 수 없으며, 대부분 스스로 행해질 수 없고,
사람을 얻어야 살아남으며, 사람을 잃으면 잊혀진다.
法者 治之端也, 君子者 法之原也
법은 다스림의 발단이고, 군자는 법의 근원인 것이다.
故有君子 則法雖省 足以遍矣, 無君子 則法雖具 失先後之施, 不能應事之變 足以亂矣
그러므로 군자가 있으면 법이 비록 생략될지라도 두루 미치게 될 것이고,
군자가 없으면 법이 비록 갖추어졌다고 할지라도 시행의 선후를 잃어버려서, 일이 변하는 것에 대응할 수 없어 어지럽게 될 것이다.
성악설-화성기위
맹자는 본성(性)을 선(善)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학문이나 교육을 성(性)의 연장선으로 보았다.
자신의 타고난 선한 본성을 갈고 닦으면 선함을 이룰 수 있다며,
맹자는 '인의(仁義)란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良能)'이라 보았지만,
순자는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화성기위(化性起僞: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를 일으킨다)
즉, 사람의 본성은 악하여, 날 때부터 이익을 구하고 서로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예의를 배우고 정신을 수련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순자는 맹자의 성선론을 비판하며 인간 본성(性)이 추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을 말하고,
본성으로부터의 선이 아닌, 후천적인 교육과 학문으로부터의 선이 유학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배고프면 먹으려고 하고, 힘들면 쉬려고 하고, 추우면 따뜻해지려고 하는 것이므로
배고파도 나누어 먹고, 힘들어도 꾹 참고 일하는 등의 행위는,
인(仁)과 의(義)는,
자연적인 순종성의 발로가 아니라, 장성하는 과정 중에 겪은 가정교육으로 도출된
인위적인 결과이지 자연적인 본성이 아니라고 여긴다.
순자는 성(性)을 악(惡)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선(善)을 만드는 인위(僞)의 기능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위(僞)' 는 성(性)과는 엄격히 구분되어 지며, 성(性)보다 그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
순자는 위(僞)의 대표적 작용인 '학문', '교육' 등을 자기 학설의 핵심으로 설정하였다.
자연의 세계와 달리 문명의 세계에서는 그러한 본성대로 살아서는 안 되는데,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인위적 윤리를 얻지 못하고 추악한 본성에 따라 사는 바람에 춘추 전국 시대와 같은 난세가 왔기 때문이다.
천인지분, 인본사상
순자는 천(天)을 객관적인 자연 질서로 파악하고, 인간 및 그 일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여긴다.
유효편(儒效篇)
道者 非天之道 非地之道 人之所以道也.
도는 하늘의 도도 아니고, 땅의 도도 아니며, 사람의 도가 되는 것이다
천론편(天論篇)
天有其時 地有其財 人有其治 夫是之謂能參.
하늘에는 사시의 운행이 있고, 땅에는 자원이 있으며, 사람에게는 다스림이 있는데, 무릇 이것을 능참(能參)이라 한다
순자는 하늘은 만물을 생산하고(天生), 인간은 그것을 완성한다(人成)는 관점 하에
인간의 주체성과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며,
하늘(자연)의 직분과 인간의 직분이 다르다는 천인지분(天人之分)을 주장한다.
유교의 전통적인 천명(天命)을 부정하고 기계론적 자연관을 제시하여,
주어진 신분체계와 그에 대한 숙명을 강조하는 공맹을 넘어,
운명이란 인간의 실천적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人定勝天)이 바로 순자 사상 체계이다.
순자 사상은 인식론상으로는 도가의 영향이 농후하다고 여겨지기도 하는데, 단편적인 주장은 부당하다.
도가적 의미의 '자연'은 자연 질서로의 자연이 아닌 것이 그 첫번째 이유이고,
각각의 역할, 직분에 대한 논의는 도가적 경향일지라도,
도가의 기본사상은 '무위'로서, 인간의 능동성이 아닌 자연성을 강조하는 것이 그 두번째 이유이다.
순자에 대한 평가
순자는 한나라에서는 정통적인 유가의 인물로 여겨졌으나,
송나라 시대 성리학 도통(道統) 계보 속에서 비난받으면서부터 그 이래로 오랫동안 유가의 이단자로 간주되어 왔다.
그에 대한 재평가는 청나라 말기에서야 다시 이루어졌고,
오늘날까지도 순자는 미묘하고 복잡한 위상에 처해 있다.
*유가의 정통과 도통 계보:
도통이란 말은 주자가 장구(章句)한 ‘중용’ 서문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당말(唐末)의 한유(韓愈), 이고(李翶) 등 유학자들이 불교와 노장사상을 비판하고
유학을 유신(維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어 송대의 주자(朱子)에 이르러 완성된다.
도통계보에서 순자는 제외됐고, 순자가 유가의 이단으로 규정되는 것은 바로 이 계보에 순자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오늘날 순자는 공자, 맹자 등으로 대표되는 이상주의 유가 계열에 비해 현실주의 계열로 알려지고 있고,
송대 주자학파에 의해 지나치게 이단시되었다는 점이 감안되어,
학계와 민간에서는 유교의 현대화를 이끌 새 지주로까지 드문드문 재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현실주의라는 것은 개방성과 유연성보다는
결국 배타성과 획일성으로 귀결되는 규범주의의 일종이었으며,
유가의 독존과 지나친 경전주의, 허례허식을 양산한 한대 유교에서부터 이미 그 영향력의 단점을 드러낸 것이었다.
순자가 공맹과 달리 '천'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 도통계보에서 밀려나는 결정적 이유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
순자는 주체적인 인간성을 강조하는 한편,
교화돼야 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강조합니다.
그 방법으로서 법적 체계를 강조하고, 예를 강조합니다.
직하학파의 주요 일원으로서 사맹학파와 황로학과의 관계성을 통해서 순자를 고찰해야
그 사상적 연원을 공고히 할 수 있겠으나,
천을 부정하여 도통 계보에서는 밀렸을지라도,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예에 의한 인간에 대한 교화와 왕도를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법가도, 잡가도 아니며, 도가도 아닌 유가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공부와 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문진보(古文眞寶) 살펴보기 (2) | 2025.01.23 |
---|---|
천자문 살펴보기 (상) 1-320 (0) | 2025.01.22 |
경전 기초: 주역과 그 구성 (0) | 2025.01.20 |
위백규 존재집(存齋集) 권6, 권8 논어차의 (1) | 2025.01.19 |
정조 18년 10월 9일 癸亥 2번째 기사 (0) | 2025.01.18 |
<중용(中庸)> 27장-33장 원문 및 번역 (1) | 2025.01.16 |
<중용(中庸)> 19장-26장 원문 및 번역 (2) | 2025.01.15 |
<중용(中庸)> 11장-18장 원문 및 번역 (1) | 2025.01.13 |